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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하루가 길어지는 마법 ,썸머타임 (Summer Time, Daylight saving time)잡다한 이야기 2017. 11. 1. 15:31
몇일 전부터 왠지 갑작스레 해가 짧아지고, 저녁에는 빠르게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후 9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슬슬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몸이 허약해진건가 괜시리 걱정도 해본다. 그러던 와중에 원인을 찾았다. 바로 썸머타임 (Summer Time, 혹은 Daylight saving time)이 10월 29일부로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썸머타임이 끝남과 동시에, 내가 살고 있는 독일의 시간은 모두 1시간 앞당겨졌다. 즉, 불과 하루 전까지만해도 오후 10시였던 순간이, 이제는 오후 9시로 바뀌게 되었다. 불과 1시간의 변동이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이 못된다. 왜냐하면 출근시간을 비롯한 하루의 모든 일과가 1시간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1년 중 약 7개월을 썸머타임을 적용하여 생활한다.
썸머타임(Summer Time, Daylight saving time) 이란?
사실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 적어도 나와 비슷한 또래의 젊은층(?)에게는 이러한 썸머타임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낯설다. 나 또한 유럽에 처음 나와서 썸머타임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썸머타임을 적용하지 않고, 협정 세계시 (UTC) 보다 9시간 빠른 한국 표준시 (KTZ)를 연중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해외로 여행과 유학을 많이 떠나는 시기에 썸머타임에 대해서 알아두면 크게 나쁠 것이 없다. 특히나, 한국에 있는 혹은 외국에 있는 친구, 가족들과 자주 연락을 하는 입장에서는 썸머타임에 대한 이해가 매우 필수적이다. 1 2
썸머타임 (Summer Time)은 단어 자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여름을 위한 시간대'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다른 말로는 Daylight saving time (DST)라고도 불리우는데, 말그대로 '해가 길어지는 늦은 봄, 여름, 그리고 초가을까지 길어진 해를 잘 이용하자' 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좀 더 이해가 편하다. 특정 기간 동안 시간대를 1시간 '앞당겨' 적용한다. 지구의 북반구, 그리고 남반구 고위도에서는, 저 시기가 되면 매우 아침 일찍부터 늦은 시간까지 해가 떠 있기 때문에 썸머타임의 적용이 상당히 효율적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여름에 일출시간 아침 4시 (썸머타임 기준), 그리고 일몰시간 오후 10시 (섬머타임 기준)의 진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내가 2012년 프랑스에 처음으로 방문을 하였을 때에도 늦은 시간까지 환한 하늘을 바라 보면서 상당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2012년 7월 1일 오후 10시 30분경 파리의 모습
썸머타임은 지역별로 적용되는 기간과, 일자가 다르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럽 지역의 썸머타임은 올 해 2017년 기준 3월 26일부터 시작하여 10월 29일까지 적용되었고, 미국,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의 썸머타임은 3월 12일부터 11월 5일까지 적용이 된다. 매년 썸머타임의 시작일과 종료일은 공식에 맞추어 바뀌곤 하는데, 각 지역별로 적용되는 자세한 공식은 이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서 직접 계산을 해보는 것도 좋다.
썸머타임이 적용되는 나라는?
앞서 언급되었듯이, 현재 대한민국은 더 이상 썸머타임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거 1948 ~ 1951년, 1955 ~ 1060년, 그리고 1987 ~ 1988년에는 우리나라도 잠시 썸머타임을 적용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중장년층의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희미하게나마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썸머타임은 국가별로 채택할 수도, 그렇지 아니할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유럽을 비롯한 77개국이 썸머타임을 적용하고 있으며, 그 중 국가내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썸머타임을 적용하는 나라는 총 67개국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애리조나 (Arizona) 주와, 하와이 (Hawaii) 를 제외한 모든 주에 적용하고 있다. 국가별 자세한 썸머타임 적용 현황은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고위도 지방에 분포한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나타나있는 썸머타임 적용 국가들
지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대부분 고위도 지방에 위치한 국가들에서 썸머타임이 적용되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썸머타임을 적용하는 국가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내가 한국에서 생활할 때에도 굳이 썸머타임을 적용해야 할 정도로 매우 빠른 일출과 일몰을 경험했던 기억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연중 비교적 균형잡힌(?) 한나절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계절에 따라 그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유럽에서 체감하는 그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따라서 유럽 및 북미지역의 썸머타임 제도는, 그들의 생활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더 밝아지고 길어진 오후 시간은 사람들로 하여금 야외 활동을 하면서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들도 보고되고 있다.
반면에, 썸머타임의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그로 인해 실제 썸머타임 채택을 고려하지 않는 나라들도 매우 많다. 그러나, 실효성의 유무를 떠나서 매우 생소한 그들의 생활 문화는, 타지에서 생활하는 이방인인 나에게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앞으로 얼마나 내가 유럽에서 계속 생활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남아있는 동안에는 매년 1시간씩 왔다 갔다 하는 썸머타임에 적응을 해야 할 것이다. 아마 먼 훗날, 유럽을 떠나 한국에 돌아가게 된다면 과거 썸머타임을 회상하며 이 순간을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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