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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손쉽게 구하는 감기에 좋은 차 (Tea)사는 이야기 2017. 10. 12. 06:40
정말 한동안 블로그 업데이트가 매우 뜸했다. 이스라엘 워크샵을 다녀온 뒤로는, 밀린 업무와 실험들로 인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즈음이다. 항상 워크샵이라던지, 학회를 다녀온 뒤에는 보스의 머릿속에는 아이디어가 샘 솟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의욕 반에 욕심 반이 더해진다고 보는게 맞다. 그 때문인지, 한동안 그 장단에 맞춰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불쑥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지난 2년 동안 감기라는 존재를 거의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다시 나에게 반갑게 다가왔다.
한국이었다면 약국에 가서 타이레놀이나 종합감기약을 사와서 쌍화탕과 함께 마시고 푹 잠에 들었을텐데, 독일에서는 그것들을 구할 수 없음에 아쉽다. 그러나, 독일에는 그들 나름대로 감기를 이겨내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차 (Tea) 를 마시는 것이다. 독일어로는 Tee (테에-) 라고 발음한다. 단순한 홍차, 녹차가 아니라 감기, 기관지에 좋은 효능을 갖는 허브들을 모아서 만들어진 차를 마신다.
감기 및 기관지에 효능이 좋은 저렴한 허브차
독일의 집근처 가까운 수퍼마켓과 DM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 이런 효능의 차를 알게된 건 3년 전, 독일에 있는 친구를 방문했을 때였다. 그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을 시작하기 전 잠시 만하임 (Manheim)에 사는 친구를 방문했었는데, 그 때 친구가 나에게 이 차를 추천해주었다. 괜시리 약 같은 느낌도 들고, 팩을 열어서 향을 맡아보아도 특출나게 좋은 향이 아니었던지라 결국 그 당시에는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하고 어딘가에 방치해두었던 기억이난다.
그치만, 이번에는 감기에 걸렸으니 기억을 더듬어 따스한 차를 통해서 감기를 다스려보기로 마음먹었다. 동네에 있는 수퍼마켓 혹은 DM에 가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효능에 따라 차 종류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독일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 관계로.. 여자친구가 추천해 준 차를 두 팩 구매했다. 내가 구매한 티는 Erkaeltuns Tee (초록색) 과 Hals- und Rachen Tee (갈색)인데, Erkaeltuns Tee 는 감기에 전반적으로 두루 마시는 차, 그리고 Hals- und Rachen Tee 는 코와 목 등 기관지에 효능이 있는 차라고 한다. 가격은 각각 한 팩에 0.95유로, 한화로 1300원 정도 한다. 각 팩에 8개의 티백이 들어있다.
감기에 전반적으로 효능이 좋다는 Erkaeltungs Tee 와, 기관지에 효능이 좋다는 Hals- und Rachen Tee.
뜨거운 물에 10분, 하루에 3~4잔 섭취
독일어를 모른다 하더라도, 각각의 티백에 써있는 대로 뜨거운 물에 약 10분 정도 우려낸 다음에 손쉽게 마실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권장 섭취량은 하루에 3~4잔을 마시라고 적혀있는 것 같은데, 그냥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마시다보면 권장 섭취량을 맞추게 되는 것 같다. 맛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크게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풍기는게, 마치 이 차를 마시면 감기가 빨리 회복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기분 탓인지, 차를 매일 마시기 시작한지 이틀이 지난 오늘, 몸이 한층 가벼워지고 콧물이 많이 잦아들었다.
약 5~10분 동안 우려낸 후 마시라는 복용법이 티백의 끝에 적혀있다.
집과 연구실을 오며가며 꾸준히 마시기 위해서, 한 팩은 집에, 그리고 또 한 팩은 연구실에 챙겨두고 시간날 때마다 마시고 있다. 일반 종합감기약처럼 빠르고 강력한 치료 효과는 아니라 할지라도, 뭔가 차를 마심으로서, 몸의 자가치유를 활성화 시키는 기분이 든다. 조금 더딜지라도 약보다는 좀 더 몸에 친화적일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당분간 감기가 완치될 때까지는 이 차를 꾸준히 마시면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줘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한국에 갈 때 여러개 사 갖고 가서 가족들에게 선물로 주기에도 꽤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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