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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생활 1년 6개월만에 설치한 인터넷
    사는 이야기 2018. 7. 2. 07:30

     독일에 온지 어느 덧 1년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작년 2월에 처음 도착하였으니 얼추 비슷하다. 블로그를 꾸준히, 정말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늘 그렇듯 어느 순간 큰 공백이 생겨버렸다. 이제는 좀 더 다시 분발하여 글을 꾸준히 업데이트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사실 어느 순간 블로그에 소홀하게 된데에는 큰 이유(라 쓰고 변명이라 읽는다..)이 있다. 어느 순간 집에서 사용하던 인터넷이 끊겨버린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동안 밑층에 살던 연구실 동료에게 기생하여 사용하던 인터넷이 끊겨버린 것이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 이스라엘로 떠나버린 연구실 동료는, 나에게 너무나도 큰 존재였다는 것을 그가 떠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요즘 독일의 날씨는 정말 좋다. 깨끗하고 파랗게 끊임없이 펼쳐진 하늘은, 마치 겨울 내내 내리는 비에 대한 보상과도 같다.



     그렇다면 과연 도대체 어떻게 인터넷이 없이 지난 1년 6개월을 버텼을까? 사실 전혀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처음 독일에 도착하여 약 4개월 가량은, 인터넷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연구소 소속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생활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그 이후에 새로 옮겨 지금 생활을 하고 있는 거처 또한 연구소에서 제공되는 도심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인데, 안타깝게도 이 집에는 인터넷이 무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히도 건물에 같이 거주하는 연구소 친구들 중 한 명이 인터넷을 설치하여 망을 함께 나눠쓰는 식으로 서로 돈을 아끼면서 지내왔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 그 친구가 떠나버리니 본의아니게 나를 포함한 3명은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지내게 되었다.


     첫 2주 정도는 굉장히 불편했다. 매일 저녁 즐겨보던 유튜브라든지, 음악을 듣는 것도 제한이 되고, 가끔가다가 농구 경기를 보고 싶어도 시청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어느 순간 집에 들어오면 그냥 이것저것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책도 읽고, 도서관도 가고, 술도 마시고.. 등등..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우리 집을 방문하는 여자친구와 친구들로부터 인터넷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을 접수받게 되었고, 그와 더불어 더군다나 게을러진 블로그에 대한 미안함이 함께 찾아왔다. 그리하여 결국 장장 1년 6개월만에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게 되었다.


    (알고보니 독일은 인터넷을 설치하는 일도 참 번거롭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자세히 설명을 해볼 예정이다.)


     비록, 속도는 한국에 비해서 속이 터질만큼 느리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월드컵을 시청하거나, 그 외에 생활을 하는데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매우 만족하며 이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느린 속도에 이제는 그러려니 적응을 하게 된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왕성하게 블로그 활동을 하기를 스스로 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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