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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집 구하기 -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사는 이야기 2019. 1. 22. 08:18
2019/01/18 - [사는 이야기] - 독일에서 집 구하기 - 프롤로그
어디에서 살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이, 거주 환경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도시에 살고 싶어한다. 마치 한국에서 인구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듯 말이다.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큰 도시를 기준으로 Paris area, Berlin area, New York City area 등등 큰 광역권을 이루고, 다들 그 곳으로 몰린다.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왜냐하면 그 곳에 더 많은 기회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겪어보니 유학이라는 것은 내 뜻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내가 공부하는 분야의 적절한 자리가 누구나 알법한 대도시에는 없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도시에 떡하니 자리 잡는 경우이다. 바로 나의 경우였다. 그렇게 나는 이 곳 독일 베를린 남쪽으로 약 1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가야 도착하는 '할레(잘레) Halle(Saale)'에 정착하게 되었다.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런 도시였다. 좌절할 필요도 아쉬워 할 필요도 없다. 인생은 이렇게 흘러간다. 어떻게든 흘러간다.
지도를 여러번 확대해야 조그만하게 보이는 할레 Halle(Saale).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도시였다.
라이프치히(Leipzig)와 매우 가깝고, 베를린(Berlin)이랑은 불과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주변에도 이 도시에 대해서 아는 이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보니 도시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당장 도착해서 집을 구하고, 생활을 꾸려나가야 할텐데.. 천만 다행히도 내가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될 연구소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 중이었고, 한 동안 그 곳에 머무를 수 있다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렇지만 게스트 하우스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연구소에 최적화된 위치에 있다는 것은 그들이 알려주지 않았다.
안전, 그리고 또 안전에 만전을 기하자
나는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파리에서 공부하는 동안 주변의 많은 유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크게 다치거나, 상처를 받은 경우를 많이 목격하였고, 그로 인하여 큰 트라우마를 갖고 유학의 꿈을 접고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타지 생활에서 예기치 않은 위협에 노출된다는 것은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유학 생활의 근간을 뿌리째 뽑아 버릴만큼 무서운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안전' 그리고 또 '안전' 한 곳을 찾아다녔다. (과거에 블로그를 통해 파리의 안전 구역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둔 적이 있다. 2017/09/05 - [구경하는 이야기] - 파리로 여행 떠나기: 파리에서 숙소를 구할때 유용한 팁)
그렇다면 과연 '안전'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의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는, 대도시의 경우 구글 (google)을 통한 검색을 하면, 손쉽게 범죄율, 혹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안전구역 (Safety area)'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Safety area in Paris'으로 검색을 하면, 어떤 지역이 안전한지 친절히 알려준다.
다양한 검색어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구글(Google)은 모르는게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할레처럼 소도시의 경우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에는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하면 좋다. 예를 들면, Facebook에 있는 '독일 유학생 커뮤니티' 혹은 '파리 유학생 커뮤니티' 등에 문의를 하면 전 세계 방방곡곡에 퍼져있는 친절한 동포들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바로 SNS의 순기능이다. 전반적으로 한국인 분들은 안전한 곳에 많이들 모여서 거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정 모르겠다 싶으면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Facebook뿐만 아니라 프랑스존, 베를린리포트 등 전통있는 각국의 한인 커뮤티니를 통해서도 매우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나의 경우에도 할레에 대한 정보를 커뮤니티의 유학생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SNS의 커뮤니티를 통하여 단순히 집 뿐만 아니라 유학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임시거처를 부탁하자, 그리고 직접 살펴보자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최고의 방법은 직접 도시를 겪어보며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동안 머물며 도시를 살펴볼 수 있는 임시 거처가 필요한데, 최대한 방문기관 (학교, 연구소, 어학원 등)의 행정업무를 담당해주시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부탁을 드리도록 하자. 한 달 혹은 불과 몇 주 동안 만이라도 머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 혹은 도미토리를 연결해달라고 부탁을 드리면, 적어도 위험한 곳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유학생들이 이 부분을 놓치고,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짜피 밑져야 본전이고, 그들 또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외국인에게 굉장히 호의적이며, 최대한 도와주고 싶어한다. 그렇게 임시거처가 정해지면, 그 때부터 부지런히 도시를 돌아다니며 살기 좋은 동네를 찾으면 수월하다.
나의 경우에는 정말 운좋게, 우연찮게도 내가 원하는 동네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편에 계속 설명하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집을 구하는 동안 여러가지 고충을 겪었다. 고기를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다는 말이 정확히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그렇게 약 4개월간의 구집활동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반드시 이 동네에서 집을 구해야겠다는 확신만은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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